논 의
본 연구는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의 업무 시 의사소통 상황에 대한 교육 요구도를 알아보기 위해 의사소통 상황별 중요도와 수행도를 조사하여, IPA와 Borich 요구도 분석을 시행하였으며, 주관식 답변을 통해 상황별 의사소통 어려움의 경험을 조사하였다. IPA와 Borich 요구도 분석에서 동시에 높은 교육 요구도가 확인된 ‘의사와의 의사소통’, ‘환자와의 의사소통’, ‘다른 근무조와의 의사소통’ 상황에 대해 주관식 문항의 분석 결과를 통합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 대상자의 75.2%는 의사소통 교육 경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임상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다루어 실제로 교육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의 의사소통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이 필요한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본 연구에서 가장 교육 요구도가 높게 보고된 것은 ‘의사와의 의사소통’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간호사와 의사 간의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SBAR (Situation, Background, Assessment, Recommen-dation)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반 의사소통 교육 프로그램 중재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임상경력 6개월 이상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Hyun 등[
22]의 연구 결과에서는 SBAR-협력적 의사소통 프로그램이 간호사의 경력이 짧을수록 의사소통 능력과 간호사-의사 간 협력을 향상시킨다는 결과를 도출하여 신규 간호사에게 SBAR 의사소통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국내 신규 간호사 대상으로 SBAR를 활용한 의사와의 의사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중재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신규 간호사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과 협력을 위한 중요한 전략 일 수 있다.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불충분한 업무 이해와 환자 상태 인지 부족으로 인하여 의사와의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신규 간호사는 특성상 경험이 부족하여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며[
23], 신규 간호사의 이러한 특성은 전문직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1]. 신규 간호사의 전문직 간 의사소통 경험을 질적 연구 방법으로 조사한 Yang[
11]의 연구에서 신규 간호사는 환자 상태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보고하였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확인된 의사와 의사소통의 어려움 중 하나는 응급상황에서의 의사와의 의사소통이었다. 특히, 환자 상태 변화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응하여 갑작스럽게 환자 상태가 악화하는 응급상황에서 의사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시나리오를 활용하여 효과적인 팀 소통 및 협력을 강조하는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보고된 구두 처방과 관련된 의사와의 의사소통에서 발생한 위험 사례를 고려할 때, ‘Write down, read back’ 절차를 통해 구두 처방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환자에게 안전하게 처방을 수행하는 시나리오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일부 참여자들은 의사와의 소통에서 의견이 무시되거나 암묵적인 위계 의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신규 간호사가 의사와의 의사소통에서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협업하는 상황을 이해하고 상호 보완적인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신규 간호사에 대한 인식과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중재가 필요하다[
5,
11].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문직 간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24], 학부생을 대상으로 직종 간의 Inter- Professional Education(IPE)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25,
26]. 하지만 실무에서 신규 간호사와 의사 간 IPE 를 적용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시나리오 기반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IPE 교육을 신규 간호사를 포함한 전문직 군에게 도입하여 중재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두 번째로 의사소통 교육 요구도가 높게 확인된 것은 ‘환자와 의사소통’ 상황이었다. 특히, 본 연구 참여자들은 인공 기도를 가진 환자와의 의사소통 상황에서 어려움을 주로 경험했다. 경력 1년 이상의 중환자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환자와의 의사소통 경험을 확인한 Yoo et al.[
27]의 연구에서도 중환자실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 상황에서 인공호흡기를 적용 중인 환자와의 의사소통 문제를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중환자실 간호사가 경력과 상관없이 인공 기도를 가진 환자와의 의사소통 상황에서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외 중환자실에서는 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를 활용하여 ICU- COM이라는 의사소통 중재를 개발[
8]하거나 기계환기 환자에게 시선 추적장치의 효과를 확인하는 등 다양한 전자 통신기기(Communication board, Speaking valve, Electro Larynx, “high-tech”AAC)를 이용하여 중환자와의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28,
29].
국내에서는 인공 기도를 가진 중환자실 환자와의 의사소통 경험과 중재에 관한 통합적 문헌고찰을 한 Kim 등[
30]의 연구에서 중환자실 환자의 의사소통에 대한 환자 중심 경험 파악 및 간호 실무에 적용 가능한 중재 개발 연구의 필요성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환자와의 의사소통 개선을 위한 중재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병원에서는 주로 간호 업무 수행에 중점을 두며, 정서적 지지 간호는 우선순위가 낮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는 근거[
31]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와 선행연구의 결과에서 중환자와의 의사소통에 대한 높은 교육 요구도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중환자실 환자의 특성에 맞는 의사소통 측정 도구를 개발하고 전자 통신기기를 도입하는 등 중환자실에서 환자와의 의사소통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의 교육 요구도를 반영하여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를 대상으로 필담 이외에도 새로 개발된 기기를 활용하는 등[
8,
28,
29] 다양한 방법으로 인공 기도를 가진 환자와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시뮬레이션 교육 방법을 통해 학습한 기법을 적용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규 간호사들의 의사소통 역량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참여자들은 섬망 환자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보고하였다. 섬망 관리와 섬망 환자와의 의사소통에 대한 지식 부족은 섬망 간호 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2]. Ho el al.[
33]의 연구에서 섬망 관리에 대한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 프로그램이 중환자실 간호사의 섬망에 대한 지식과 자신감, 그리고 간호 수행 능력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Smith et al.[
34]의 연구에서 섬망 환자 평가 및 관리를 위해 CAM-ICU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행하여 간호사의 자신감과 역량이 향상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선행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에게 CAM-ICU와 같은 섬망 평가 도구를 활용하여 섬망 환자를 사정하고, 이에 따른 의사소통 전략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시뮬레이션 교육을 시행하여 의사소통 역량과 관련된 교육의 효과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의사소통 교육 요구도 조사 결과, 본 연구에서 간호사 간의 의사소통 중 의사소통 교육 요구도가 높게 보고된 것은 ‘다른 근무조와의 의사소통’ 상황이었다. 특히, 연구 참여자들은 인수인계 상황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가장 많은 사례로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신규 간호사는 인수인계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Kim[
14]의 주장과 일치한다. 신규 간호사의 인수인계 능력 향상을 위해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인수인계 프로그램이 활용되어 왔다. Kim[
14]의 연구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인수인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간호사의 임상 수행 능력과 임상 판단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확인하였으며, Shin[
15]의 연구에서는 시뮬레이션 기반 인수인계 교육 프로그램이 신규 간호사의 의사소통 능력과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키는데도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선행연구 결과를 토대로 시뮬레이션 기반 인수인계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 의사소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겠다.
본 연구는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가 지각한 의사소통 상황과 관련된 교육 요구도를 IPA 방법과 Borich 요구도 분석을 통해 파악하였으며, 주관식 문항으로 의사소통 시 어려웠던 상황 및 경험을 확인하여 한국의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신규 간호사들의 의사소통 상황에 대한 교육 요구도를 면밀하게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에서 제시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에 초점을 둔 시뮬레이션 의사소통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하면, 조직 내에서 의견 조율과 원활한 대화가 촉진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업무 환경 개선과 팀 내 협력 및 간호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존재하므로 결과를 해석하고 활용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이 연구는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를 연구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병원마다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신규 간호사의 수가 한정적이어서 다양한 지역의 표본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조사 방식을 채택했다. 선정기준을 충족하는 대상을 선별하여 조사하기 위해 편의 표집 방법을 활용하였고, 연구 대상자 선정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 대상자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근무지와 근무 년 수를 확인하는 문항을 두는 등 추가적인 조건을 두었다. 167개의 설문지 응답 중 동일한 전화번호, 대상자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임상 경력과 근무처가 적힌 설문지 46개를 자료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으로 선정기준에 부합되는지 임상경력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정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대상자의 유입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을 수 있으므로 후속 연구에서는 더 엄격한 자료 수집과 선정 절차를 고려하여 보다 질 높은 자료로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한국에서 근무하는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를 대상으로 조사되었으며, 연구 대상자가 주로 여성이었음을 고려할 때 남자 간호사의 의사소통 교육 요구도가 잘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 앞서, 보다 체계적으로 중환자실 신규 간호사의 의사소통 어려움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대상으로 반복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