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악화환자는 심각한 상태로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생리학적 지표나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하며[1], 병동에서 발생한 심정지 중에는 심정지가 발생하기 수시간 전에 급격히 악화되는 비정상적 활력징후나 생리학적 지표의 변화가 환자에게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2,3] 심정지와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악화환자의 조기 인지 및 대응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2-4]. 병원에서는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의 실패를 예방하기 위하여 조기경고체계나 신속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나[4,5] 병동간호사가 환자의 미묘한 변화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이러한 체계는 활성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있어서 병동간호사의 역할은 중요하며, 조기에 악화환자를 인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병동간호사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2,3,6-8].
환자안전활동과 관련하여 병동에 입원 중인 급성기 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3] 악화환자의 수는 심정지 환자수보다 많아지고 있지만[2,3,6] 악화환자간호 인지 및 대응에 있어서 병동간호사의 역량은 여전히 부족하다[6,7,9]. 이것은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 악화환자간호에 노출될 기회가 적고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여, 대다수의 신입간호사가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임상판단력이 부족한 상태로 임상현장으로 투입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4]. 그러므로 간호사에게 필요한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은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하며[9],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필요한 간호실무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교육방법으로 고충실도 시뮬레이션교육이 널리 적용되고 있다[6,10,11].
국외연구에서는 간호사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을 실시하여 그 효과를 보고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신속대응체계를 운영한 결과를 보고하면서 악화환자 조기 인지 및 대응에 있어서 병동간호사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12]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도 심정지 상황에 필요한 소생술을 중심으로 교육이 운영되고 있어서[13,14] 간호대학생에게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시뮬레이션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임상판단은 간호사가 문제를 해결할 때 인지-이해-반응-성찰의 단계에서 인지적, 심동적, 정동적 과정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임상판단력은 악화환자간호에 매우 중요한 역량이며[10,15-17], 간호대학생에게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을 적용한 결과 수행능력과 임상판단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를 나타내었다[10]. 그러나 간호대학생에게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을 적용하여 임상판단력을 평가한 대부분의 선행연구에서는 임상판단 단계를 학습자의 간호수행을 관찰하여 평가하였다[18-19]. 임상판단 중 반응이나 해석은 학습자의 간호수행 활동을 관찰하여 평가할 수 있지만, 인지나 성찰은 사고과정에서 의사결정이 포함되므로 행위를 관찰하여 양적 평가만으로는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16]. 학습자가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적용하는 임상판단의 각 단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위하여 사고과정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뮬레이션교육에서 학습자가 시뮬레이션실습 중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뒤돌아보고 분석하기 위하여 성찰일지를 사용한다. 성찰일지에서 임상판단 단계에 따라 구조화된 성찰질문을 제시하여 임상판단 단계별로 성찰할 수 있도록 가이드할 수 있다[20,21]. 시뮬레이션실습 중 학습자의 활동을 양적자료와 질적 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혼합연구방법을 적용함으로써 간호대학생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2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시뮬레이션교육에서의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과 간호수행에 대하여 양적자료와 질적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효과적인 시뮬레이션교육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확인해보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교육을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이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과 간호수행에 대한 양적 자료와 질적자료를 분석하여 간호대학생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의 설계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시도되었으며,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과 사전지식수준과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를 파악한다.
둘째, 대상자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임상판단력과 간호수행 정도를 확인한다.
셋째, 대상자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악화환자 인지에 대한 내용을 분석한다.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에서 수업산출물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과 간호수행을 분석하는 서술적 조사연구와 악화환자 인지에 대한 성찰일지의 내용을 분석하는 후향적 혼합연구이다.
3. 연구도구
1)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
본 연구에서는 심각한 악화증상과 징후를 나타내는 환자를 구현하기 위하여 패혈성 쇼크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개발하였다. 시나리오는 실제 임상사례를 기반으로 작성하였으며, 중환자전문간호사 자격을 소지한 5년 이상 경력의 중환자실간호사 1인과 시뮬레이션실습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성인간호학교수 1인으로부터 상황 전개에 대한 적절성을 평가받아 수정한 후 최종적으로 완성한 시나리오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박씨(M/50)는 R/O peritonitis 진단을 받고 사흘 전 응급실을 통해 병실로 입원하였다. 박씨는 하루 1-2회 체온이 37.5℃ 이상으로 측정되어 prn) Denogan (paracetamol) 1g을 정맥주사하여 조절하고 있다. 오늘 오전에도 체온이 37.8℃로 측정되어 1시간 전에 denogan 1g+NS 100cc 를 정맥주사하였고, 간호사는 투약이 끝난 약을 제거하기 위하여 박씨의 병실에 들어갔다. 간호사가 병실에 들어갔을 때 박씨의 숨소리가 빠르고 거칠게 들렸고, 눈을 반쯤 감은 채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았다. 또한 간호사가 자극을 주어도 반응하지 않았다. 간호사는 SpO2 모니터를 연결하고, 호흡양상을 확인하면서 활력징후를 측정하였다. 혈압 70/40mmHg, 맥박수 124/min, 호흡수 26/min, 체온 38.2℃, SpO2 92%이었고, 의사에게 전화로 SBAR(situation-backg-round-assessment-recommendation) 양식을 이용하여 상황을 알렸다. 의사는 지속적 정맥주입으로 norepinephrine을 추가 처방하였고, 주입 중인 생리식염수 주입량을 증량하고, 비강캐뉼라를 통한 산소적용과 심전도모니터링을 처방하였다. 간호사는 처방에 따라 간호중재를 시행하였고 10분이 경과한 후 환자는 안정화되었다.
2) 사전지식
본 연구는 패혈성 쇼크 환자간호에 필요한 사전지식수준을 확인하기 위하여 연구자가 개발한 다지선다형의 10개 문항의 평가지를 사용하였다. 내용은 질병(복막염, 패혈증, 쇼크)에 대한 병태생리와 관련한 5문항과 약물 및 약물용량계산에 대한 5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총점이 높을수록 사전지식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전지식평가도구의 신뢰도 KR-20은 0.284 이었다.
3)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
본 연구의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는 미국간호연맹[23]의 Simulation Design Scale (Student version)을 한글로 번역한 도구로 측정하였다. Simulation Design Scale (SDS)는 시뮬레이션교육 설계요소에 대한 시뮬레이션교육 참여자의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이며, 1) 학습목표와 정보에 대한 5문항, 2) 지지 4문항, 3) 문제해결 5문항, 4) 피드백/성찰 4문항, 5) 충실도 2문항의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SDS 를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한 번역가 1인과 함께 번역-역번역 과정을 거쳤으며, ‘매우 불만족(1점)∼매우 만족(5점)’의 Likert 5점 척도를 이용하여 측정하며, 문항별 평균이 높을수록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SDS 도구개발 시 신뢰도 Cronbach's alpha는 0.92이었고, 본 연구에서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에 대한 Cronbach's alpha는 0.95이었다.
4) 임상판단력
본 연구에서 임상판단력은 Lasater[24]가 개발한 Lasater's clinical judgment rubrics (LCJR)를 도구개발자의 사용승인을 얻어 사용하였다. LCJR은 인지영역 3문항, 해석영역 2문항, 반응영역 4문항, 성찰영역 2문항의 총 11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문항은 초보단계(1점)-발전단계(2점)-성취단계(3점)-모범단계(4점)의 4점 척도로 평가하고, 점수가 높을수록 임상판단력이 높음을 의미한다. LCJR 개발 시 신뢰도 Cronbach's alpha 는 0.75이었고,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alpha는 0.66 이었다.
5) 시뮬레이션 간호수행
본 연구에서 “패혈증 쇼크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간호수행을 평가하기 위하여 본 연구자가 시나리오 시놉시스에 따라 간호수행 항목 12개를 추출한 체크리스트를 이용하였고, 수행여부에 따라 수행(1점)-미수행(0점)으로 평가하였다. 시뮬레이션 간호수행의 총점이 높을수록 수행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시뮬레이션 간호수행의 평가자 간 신뢰도(interrater reliability)는 1.0이었다.
6) 인지
본 연구에서 임상판단력 중 인지에 대하여 심도있는 파악을 위하여 성찰일지를 사용하였다. 성찰일지는 LCJR [24]의 11개 문항을 본 연구자가 질문형식으로 작성한 것으로 시뮬레이션 실습 참여자가 질문별로 자신의 경험을 기술하도록 구조화한 일지이다. 본 연구자가 작성한 성찰일지의 질문에 대한 타당성은 간호학전공교수 1인으로부터 안면타당도로 평가받았고, 5명의 간호대학생에게 예비조사를 실시하여 표현이 모호한 질문은 수정하였다. 또한 예비조사에 참여한 간호대학생으로부터 인지영역 질문 중 “병실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과 “병실에 들어갔을 때 예상한 것과 다른 것은?”이 같은 내용을 묻고 있다고 피드백을 받아서 3개의 질문을 2개로 수정하였다. 최종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인지를 파악하기 위하여 “병실에 들어가기 전 예상한 것은?”과 “병실에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주목한 문제는?”의 인지영역에 2개의 질문에 대한 성찰일지를 사용하였다.
4. 자료수집
본 연구는 2021년 4학년 2학기 임상통합시뮬레이션실습 교과목에서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수집된 수업산출물을 학기가 종료된 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시뮬레이션실습에 참여하기 전 대상자에게 악화환자간호시뮬레이션실습에 필요한 선행학습목록을 제시하여 자가학습하도록 하였고, 선행학습정도는 실습당일 사전퀴즈를 실시하여 확인하였다. 대상자에게 공지한 선행학습항목은 질병(복막염, 패혈증, 쇼크)에 대한 병태생리와 약물작용 및 투약방법(해열제, 승압제), 산소요법과 SpO2와 심전도모니터링 절차이었다.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은 사전브리핑(30분)-시뮬레이션실습(15분)-자가디브리핑(30분)-전체 디브리핑(90분)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시뮬레이션실습은 2-3명을 한 조로 편성하였고, 학기 중 58개 조의 동영상자료가 생성되었다. 시뮬레이션모듈 시작 전에 사전퀴즈를 실시하였고, 사전브리핑을 통하여 전체적인 운영안내 및 시뮬레이션룸 셋팅을 확인하게 한 후, 조별로 사례환자의 경과와 실습시작 시점의 상황을 분석하게 하였다. 시뮬레이션실습 중에 대상자의 역할은 모두 간호사이었고, 제한시간인 15분이 되면 실습을 종료하였으며, 시뮬레이션실습과정은 동영상으로 녹화되었다. 시뮬레이션실습 후에 별도로 마련된 디브리핑룸으로 이동하여 녹화동영상을 확인하고 성찰일지를 작성하는 자가디브리핑을 실시하였다. 모든 조의 시뮬레이션이 종료되면, 전체 조가 모여서 교수자와 함께 디브리핑을 실시하였다. 디브리핑이 종료된 후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를 평가지를 제출하도록 하였다. 수업이 종료된 후 본 연구자와 간호학전공 교수 1명이 녹화동영상을 확인하여 임상판단력(인지, 해석, 반응)과 간호수행도를 평가하였고, 평가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 평가자 간 합의를 통하여 평가점수를 결정하였다. 임상판단력 중 해석은 동영상에서 대상자가 SBAR을 이용하여 의사에게 상황을 알리는 상황을 중심으로 평가하였다. 임상판단력 중 성찰은 대상자가 개별로 작성한 성찰일지를 평가자 2인이 읽고 평가하였으며, 결과가 일치하지 않은 경우 합의를 통하여 점수를 결정하였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D대학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의 심의를 거쳐 승인(DIRB-202111-HR-E-33)을 받은 후 시행하였다. 시뮬레이션모듈을 시작하기 전 대상자에게 실습동영상을 녹화하는 목적과 절차에 대해 설명하여 서면동의를 받은 후 녹화하였다. 녹화동영상은 연구보조원이 일련번호로 처리하여 컴퓨터에 자료를 입력한 후 평가하였다. 분석에 사용한 자료는 연구보조원이 대상자의 학번과 이름을 삭제하고 일련번호로 처리하여 컴퓨터에 입력한 자료를 분석하였다.
6. 자료분석
본 연구의 양적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26.0 version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사전지식수준,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분석하였고, 임상판단력과 간호수행도는 평균과 표준편차, 빈도, 백분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질적 자료는 인지에 대한 두 질문에 대하여 대상자가 작성한 성찰일지의 내용을 Krippendorff [25]의 “군집분류(clustering)” 방법에 따라 내용을 분석하고 군집분류하였다. 군집분류는 직관적으로 의미 있는 유사성을 기반으로 자료를 그룹화하는 것으로 1) 단일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단어/구/문장을 두 개 묶은 후, 2) 연결되거나, 속하거나, 공통된 의미를 갖는 것에 대하여 더 큰 묶음을 만들고, 3) 유사성에 따라 더 이상 병합할 내용이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 반복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는 질문에 대한 참여자의 응답을 Microsoft Exel 2018Ⓒ의 워크시트에 입력한 후 본 연구자가 반복해서 읽어서 1차적으로 군집분류하였고, 간호학교수 1인에게 분류결과에 대한 동의여부를 확인하면서 절차를 반복하여 군집분류를 시행하였다. 최종 분류된 내용에 따라 응답자의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였고, “병실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의 경우 여러 증상과 징후를 열거하는 경우가 있어서 다중응답으로 처리하여 응답자 수와 백분율을 산출하였다.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대부분 여학생(117명, 90%)이었고, 평균 나이는 23.08±2.28세이었다. 모든 대상자는 기본소생술교육 이수증을 취득한 상태이었고, 시뮬레이션실습에 필요한 사전지식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5.74±1.61점이었다. 대상자의 전반적인 시뮬레이션교육만족도는 평균 4.39±0.79점이었고, 교육과정 중 충실도에 대한 만족도가 평균 4.60±0.50점으로 가장 높았다(Table 1).
Table 1.
2. 대상자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의 임상판단력
본 연구에서 녹화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대상자가 도달한 임상판단력 단계는 Table 2와 같다. 임상판단력의 영역별로 대상자가 도달한 단계를 분석하였을 때, 성취단계에 도달한 경우가 가장 많은 영역은 반응영역의 ‘숙련된 술기’(19개 조, 33.1%)이었고, 인지영역과 성찰영역에서 성취단계에 도달한 대상자는 없었다. 인지영역은 ‘예상한 양상에서 벗어난 것을 인지함’에서 발전단계에 도달한 경우(34개 조, 58.6%)가 가장 많았고, 초보단계의 대상자가 가장 많은 것은 ‘초점을 맞춘 관찰’이었다(48개 조, 82.8%). 해석영역은 ‘자료의 우선순위를 정함(45개 조, 77.6%)과 ‘자료를 이해함’(48개 조, 82.8%)’으로 대부분이 초보단계이었다. 반응영역은 술기의 숙련성을 제외한 세 항목에서 대상자의 대부분이 초보단계이었다. 성찰영역의 두 항목은 모두 초보단계이었고, 임상판단력의 전체 영역에서 가장 많은 대상자가 초보단계인 것은 성찰이었다(Table 2).
Table 2.
3. 대상자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의 간호수행
본 연구에서 대상자의 조별 간호수행도는 12점 만점에서 평균 9.75±0.89점이었다. 모든 실습조가 환자접촉 전 손위생을 실시하였고, 환자를 확인하였으며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였다. 전체 12개 수행항목 중 4개(호흡양상과 호흡수 사정, SpO2측정, 심전도모니터링, 산소 적용)는 의사에게 보고하기 전에 수행한 경우와 의사처방을 받은 이후 수행한 경우로 나뉘었다. 의사처방을 받은 후 호흡양상과 호흡수를 사정한 조는 28개 조(48.3%)이었고, SpO2를 측정한 조는 27개(46.6%)이었다. 대상자가 혈압을 확인한 후 침상다리를 높인 경우는 7개 조(23.3%)이었고, 환자의 SpO2를 확인하고 비강캐뉼라로 산소를 적용한 경우는 1개 조(1.7%)이었고, 산소적용은 대부분은 의사에게 처방을 받은 후 적용하였다. 시뮬레이션실습동안 모든 대상자가 의사처방에 따라 수액의 정맥주입량은 증량시켰으나, 정맥주사용 승압제를 준비하고 투약한 경우는 없었다(Table 3).
Table 3.
4. 대상자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의 인지에 대한 내용분석
본 연구에서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구조화된 성찰일지에서 임상판단 중 인지에 대해 작성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논 의
본 연구는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에서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과 간호수행을 심도 있게 이해하기 위하여 양적자료와 질적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혼합연구로 시도되었으며, 간호대학생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역량을 개발하기 위하여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 시뮬레이션교육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간호대학생의 시뮬레이션실습에 필요한 사전지식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5.74±1.61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악화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과 징후는 복합적이므로 간호학생에게 높은 수준의 선행지식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사후평가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식수준이 교육 이후 변화된 정도를 확인하지 못하였고, 평가도구의 타당도 검증이 미흡하여 추후 연구에서는 평가도구에 대한 검토와 사후평가를 실시하여야 하겠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 이수한 내용을 선행학습으로 제시하였으나 악화환자를 인지하고 대응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에 참여한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의 영역별 총점 평균은 Shim과 Shin[19]이 간호학과 3-4학년을 대상으로 무호흡과 발열아동 시뮬레이션을 적용하였을 때의 임상판단력보다 모든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Hallin 등[18]이 응급상황 시뮬레이션을 적용하였을 때 졸업학년인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 도달수준은 본 연구와 유사하게 초보단계부터 성취단계의 범위를 나타내었다. 이는 Shim과 Shin[19]의 시나리오보다 본 연구의 악화환자 시나리오가 복합적인 문제로 구성되어 있어서 일회교육만으로 성취단계에 도달하기 어려운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은 수차례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복합된 상황을 경험하게 하여 성취수준에 도달하도록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 대상자의 임상판단력의 영역별 도달수준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대상자가 성취단계에 도달한 것은 반응에서 술기의 숙련성이다. 이는 간호술 수행의 속도나 정확도는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대부분의 대상자가 간호술기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수준임을 의미한다[24]. 본 연구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교육을 위한 시나리오에서 주요 술기 중 심전도와 산소포화도측정, 산소요법는 핵심간호술[26]에 포함된 것으로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 충분히 연습되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대상자의 임상판단력 중 인지에서 발전단계에 도달한 대상자가 가장 많은 것은 ‘예상한 양상에서 벗어난 것을 인지함’이었고, 초보단계가 가장 많은 것은 ‘초점을 둔 관찰’이었다. 이것은 본 연구의 대상자가 수치화된 명백한 환자자료에서 비정상을 구별할 수 있지만 관련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어렵고, 환자의 증상이나 징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때 그중에서 무엇을 관찰해야 하는 지 모르거나 관련 없는 것을 관찰하는 수준임을 말한다[24]. 임상판단에 있어서 간호사는 유사한 환자간호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토대로 통상적인 환자상태를 예상하고, 예상과 비교하여 다른 양상을 알아내고, 관련된 추가정보를 찾아낸다[16]. 간호대학생은 유사경험이 부족하여 맥락을 통한 적절한 예상이 어려워 무엇을 관찰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그러므로 간호대학생이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교육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기까지 초점을 둬야 하는 증상 또는 징후의 순위를 기억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여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4,10]. 본 연구의 대상자는 파악된 악화환자의 상태를 의사에게 보고할 때 활력징후를 포함한 모든 지표를 읽고 비정상 여부를 말하였지만, 직전 자료와 비교하여 변화 정도를 설명하지 않는 초보단계가 대부분이었다. 악화환자 인지는 적절한 대응을 위한 단계이므로 수치의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것만으로 적절한 간호수행을 할 수 없다. 반복적인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을 통해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필요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하겠다.
본 연구의 대상자는 술기의 숙련성을 제외한 임상판단력 중 반응에 있어서 조용하고 신뢰있는 태도, 명확한 의사소통, 상황에 맞는 중재계획 및 중재 적용의 유연성의 3항목에서 초보단계이었다. 임상판단에서 반응은 술기 숙련도와 태도에 관한 영역이지만[4] 반복연습으로 개인별 술기는 숙련되었으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위한 팀 활동에서의 태도나 의사소통, 상황에 맞게 중재를 적용하는 유연성은 향후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에서 교육성과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다. 본 연구에서 임상판단력의 성찰은 초보단계인 대상자가 가장 많았고 이는 Shim과 Shin[19]의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이었다. 본 연구는 교수자 참여 전에 성찰일지를 작성하게 하였고, Shim과 Shin[19]의 연구에서는 디브리핑에서 교수자로부터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은 후 성찰일지를 작성하였으므로 개선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성찰점수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임상판단력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성찰일지의 작성시점은 교육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향후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에서는 성찰일지의 작성시점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겠다.
본 연구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에서 대상자의 수행정도는 연구에 참여한 모든 조가 12개 수행항목 중 환자의 침상다리올리기와 승압제 투약을 제외한 10개의 항목을 수행했으므로 수행도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산소화상태를 인지하고 대응해야 하지만[4,10], 대상자는 의사가 요청한 이후에 SpO2를 측정(46.6%)하고, 환자의 호흡수와 양상을 확인(48.3%)하였다. 병동의 악화환자인지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조기경고체계에는 비정상적 혈압, 맥박, 호흡수, 의식변화, SpO2가 포함된다[27].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을 시행할 때 조기경고체계의 요소들을 중심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하여야하겠다[4]. 본 연구의 대상자는 의사가 처방한 주입 중인 수액의 용량은 조절하였으나 승압제를 투여한 경우는 없었다. 선행연구[11]에서 악화환자간호 시나리오 운영시간이 12-60분임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의 제한시간 15분은 부족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와 같은 고충실도시뮬레이션에서는 시나리오 운영시간이 충분할 때 교육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6] 시나리오 운영시간도 함께 고려하여야겠다.
본 연구에서는 간호대학생의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 중 임상판단의 인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구조화된 성찰일지를 내용분석한 결과를 질문에 따라 살펴보고자 한다. “병실에 들어가기 전 예상한 것은?” 이라고 질문했을 때 대상자는 병실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환자의 상태를 쇼크나 패혈증, 저혈압으로 단정하여 시뮬레이션실습을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본 연구의 대상자는 선행학습을 통하여 시뮬레이션주제가 패혈성 쇼크임을 알았고, 사전브리핑에서 선행학습주제를 중심으로 시뮬레이션룸에서의 각자의 역할과 간호수행 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시뮬레이션실습은 직접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므로, 시뮬레이션룸에서 적극적으로 간호활동을 하기 위한 계획은 필요하다. 그러나 사전브리핑에서 예상한 환자상태와 다르거나 상태가 변화할 때에도 계획한 간호수행만을 하고 평가자도 수행결과만을 평가한다면 악화환자에 대한 인지역량은 시뮬레이션교육을 통하여 개발되지 못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교육에서 실습시작 전에 사례 및 실습환경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시뮬레이션룸에서 학습자의 역할과 수행계획을 수립하는 사전브리핑을 실시하는데[28] 이 시간을 활용하여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핵심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직전 자료와 비교하여 환자의 미묘한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유연성 있는 중재를 수행하도록 활동지침을 설명하여 훈련되도록 하여야한다.
다음으로, “병실에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주목한 문제는?”이라고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은 대상자가 발견한 것은 반응이 없었다(70.0%)이었다. 본 연구에서 시뮬레이션룸에 간호대학생이 들어왔을 때 스피커를 통해 거칠게 숨쉬는 소리가 송출되었지만 숨소리에 처음 주목한 대상자는 34.6% 에 불과하였다. 이 결과는 복잡한 시나리오나 고충실도 시뮬레이션을 운영할 경우 간호대학생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높아서 수행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29].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교육은 간호대학생에게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교육경험일 수 있으므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모색하여야 하겠다. 본 연구대상자의 대부분은 처음 발견한 문제를 무반응으로 응답하였다. 이는 성찰일지의 질문의 “처음”이라는 의미가 다르기 때문일 수 있겠다. 만일 병실에 들어갔지만 환자와 직접 접촉한 시점부터 처음이라고 한다면, 환자 이름을 물어보는 게 대상자에게 처음 순간으로 이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성찰일지 기록만을 내용분석하였으므로 이 결과에 대하여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간호대학생에게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교육을 시뮬레이션교육을 설계할 때 단계적으로 심화되는 반복교육을 실시하고, 인지 및 대응을 위하여 초점을 둔 인지를 돕기 위한 사고의 틀을 제공하고 환자의 변화에 따라 유연성있게 중재를 계획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교육을 설계하여야겠다. 본 연구에서는 시뮬레이션교육의 학습성과 중 임상판단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하였고 인지영역은 질적자료를 추가분석하여 심도있는 이해가 가능하였고, 이를 통하여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교육에서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을 개발하기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에서 고려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는 일 대학의 간호대학생에게 적용한 결과이므로 일반화하는 데 제한이 있고, 사후지식수준을 평가하지 않음으로써 교육에 따른 지식의 변화를 확인하지 않은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팀 기반 시뮬레이션 중 임상판단력을 평가하여 개별 학습자의 성취도가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결 론
본 연구에서 악화환자간호 시뮬레이션에서 간호대학생의 임상판단력과 간호수행을 양적자료와 질적자료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간호대학 교육과정에서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 시뮬레이션교육을 설계할 때 다음의 사항들이 고려되어야 하겠다. 첫째,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위한 시뮬레이션교육에서 학습된 사고의 틀을 활용할 수 있도록 2회 이상 실시되어야 하고, 둘째, 동시다발적인 정보 중에서 순위에 따라 포커스를 맞춰 관찰할 수 있도록 사고틀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며, 셋째, 고충실도시뮬레이션을 적용하되, 충분한 경험이 이뤄지도록 실습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환자상황에서 맥락을 이해하여 상황에 따라 중재를 계획하고 유연성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되어야 하겠다.
이상의 결과를 토대로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을 위한 다양한 시뮬레이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며, 악화환자 인지 및 대응에 있어서 인지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포커스그룹 면담연구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