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유병률 및 위험요인
Prevalence and Risk Factors of Anxiety, Depression, an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in Critical Care Surviv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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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Purpose
This study aimed to investigate the prevalence and risk factors of mental health problems in patients discharged from the intensive care unit (ICU).
Methods
This was a secondary analysis study using data from a multicenter prospective cohort of post-ICU patients. We analyzed data of 311 patients enrolled in the primary cohort study who responded to the mental health questionnaire three months after the discharge. Anxiety and depression were measured on the Hospital Anxiety-Depression Scale, an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was measured on the Posttraumatic Diagnostic Scale.
Results
The prevalence of anxiety, depression, and PTSD in patients at three months after ICU discharge were 25.7%, 17.4%, and 18.0%, respectively, and 7.7% of them experienced all three problems. Unemployment (OR=1.99, p=.033) and unplanned ICU admission (OR=2.28, p=.017) were risk factors for depression, while women gender (OR=2.34, p=.009), comorbid diseases (OR=2.88, p=.004), non-surgical ICUs (trauma ICU: OR=7.31, p=.002, medical ICU: OR=3.72, p=.007, neurological ICU: OR=2.95, p=.019) and delirium (OR=2.89, p=.009) were risk factors for PTSD.
Conclusion
ICU nurses should proactively monitor risk factors for post-ICU mental health problems. In particular, guidelines on the detection and management of delirium in critically ill patients should be observed.
I.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인구의 고령화 및 급·만성 질환의 증가로 인하여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중환자실 환자 중 80% 이상은 생존하여 퇴원한다(Hill et al., 2016). 미국에서는 연간 약 570만명의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이중 480만명이 생존한다고 보고되고 있다(Wunsch et al., 2014).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근거한 국내 중환자실 입실률은 인구 10만명당 744.6명이고, 사망률은 13.8%이다(Park et al., 2018).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가족들과 고립된 채 처음 보는 의료기기 및 장비와 밝은 조명, 소음으로 가득 찬 환경 속에서 침습적인 치료를 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서적 불균형을 경험하기 쉽다(Chahraoui, Laurent, Bioy, & Quenot, 2015). Rattray, Johnson과 Wildsmith (2004)는 중환자실 경험에 관한 질적 면담과 추적 설문조사를 통하여 환자들이 주변에 대한 인식이 저하되거나, 충격적인 경험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험은 퇴원 이후의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중환자실 퇴원 후 생존자가 경험하는 정신건강 문제로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등이 보고되고 있다(Mikkelsen et al., 2012; Myhren, Ekeberg, Toien, Karlsson, & Stokland, 2010; Needham et al., 2012; Wade, Hardy, Howell, & Mythen, 2013).
중환자실에서 퇴원한지 3–14개월 경과한 환자 중 25–46%가 불안 증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Nikayin et al., 2016). 중환자실 퇴원 후 불안의 위험요인으로는 여성(Mikkelsen et al., 2012; Wunsch et al., 2014), 낮은 교육 수준과 무직(Myhren et al., 2010), 부정적인 중환자실 경험과 고령(Kang, Yun, Cho, & Jeong, 2020), 이전의 정신질환, 기억 및 망상(Wade et al., 2013; Rattray et al., 2004) 등이 보고된 바 있다. 우울의 경우 중환자실 퇴원 후 12개월 이내인 환자 중 약 29%가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Rabiee et al., 2016). 중환자실 퇴원 후 우울의 위험요인에는 여성(Mikkelsen et al., 2012; Wunsch et al., 2014; Oliveira & Fumis, 2018; Kang et al., 2020), 고령(Kang et al., 2020), 낮은 교육 수준과 무직, 이전의 불안, 스트레스, 분노와 같은 심리적 문제(Myhren et al., 2010), 경장영양, 뇌혈관질환, 마비와 같은 신체적 장애(Kang et al., 2020)가 포함된다. 한편, 중환자실 퇴원 후 PTSD 통합 발생률은 25%로 보고되고 있다(Parker et al., 2015). PTSD의 위험요인으로는 기질적 불안, 젊은 나이, ICU 입원 전 정신건강력(Castillo, Cooke, Macfarlane, & Aitken, 2016), 낮은 정서적 지원과 높게 지각된 삶의 위협(Myhren et al., 2010), 부정적인 중환자실 경험, 질병의 중증도(Kang et al., 2020), 진정제, 인공호흡기 치료(Parker et al., 2015) 등이 보고되었다.
중환자실 퇴원 후 불안, 우울, PTSD는 각각 독립적으로도 발생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영국의 26개의 중환자실 퇴원환자 4943명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중환자실 퇴원 후 3개월 또는 12개월의 불안, 우울, PTSD의 유병률은 각각 46%, 40%, 22%였다. 이들 중 18%는 3가지 정신건강 문제를 모두 가지고 있었고, 64%는 2가지 이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Hatch et al., 2018). 이상의 중환자실 퇴원 후 정신건강 문제들은 중환자실에서의 집중치료와 관련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환자의 신체적 인지적 건강과 삶의 질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Needham et al., 2012). 따라서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파악하여 선제적으로 중재할 수 있다면 환자들의 불안, 우울, PTSD를 줄이고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외에서는 중환자실 퇴원 환자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들이 발표되기 시작하였다. 국내에서는 중환자실의 환경적 스트레스가 퇴원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Cha & Ahn, 2019)와 중환자실 퇴원 후 1년 이상 생존한 환자의 우울증 발생률과 위험요인에 관한 연구(Kang et al., 2020)가 보고되었지만 아직까지 관련 연구들은 부족한 편이다. 특히 중환자실 환자의 퇴원 시점부터 추적하여 퇴원 이후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 및 위험요인을 분석한 국내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내 다기관 중환자실 퇴원환자 코호트 자료에 근거하여 이들의 불안, 우울, PTSD 유병률 및 위험요인들을 분석하여 향후 퇴원 중환자의 정신건강 문제 예방을 위한 중재 개발에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는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시행되었고,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을 파악한다.
2)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에 따른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의 차이를 파악한다.
3)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불안, 우울, PTSD의 위험요인을 파악한다.
II.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코호트 자료를 이용하여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불안, 우울, PTSD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이차 분석연구이다. 일차 연구는 “중환자실 퇴원환자의 집중치료증후군 위험요인과 장기적 결과에 관한 다기관 코호트 연구(이하, 중환자실 퇴원 환자 코호트 연구)”로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건강상태를 퇴원 후 24개월 동안 추적 조사하는 연구이다(CRIS 등록번호: KCT0004045).
2. 연구 대상
일차 연구인 중환자실 퇴원 환자 코호트 연구의 대상자 선정기준은 중환자실에 24시간 이상 입원한 18세 이상 성인 환자였으며, 제외기준은 1년 이내에 중환자실 입원 경험이 있는 재입원 환자, 중환자실 입원 전 정신건강 문제를 진단 받은 자, 의사소통 능력 저하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불가능한 자였다. 본 연구에서는 중환자실 입원으로 야기되는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파악하고자 하였으므로 유사한 선행 코호트 연구(Hatch et al., 2018)를 참조하여 대상자를 24시간 이상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로 제한하였고, 퇴원 후 정신건강 문제 발생의 정확한 측정을 위하여 재입원 환자와 기존 정신건강 문제 진단 환자를 제외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표본 크기는 G-power 3.1.9.4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산정하였다. 유의수준(α)=.05, 검정력(1-β)=.80, 효과크기=0.15 (Lee, Kang, & Jeong, 2020)로 설정하였을 때 다중회귀분석에 필요한 최소 대상자 수는 273명이였다. 본 연구에서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중환자실 퇴원환자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환자 중 퇴원 후 3개월 차 정신건강 설문에 응답한 311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3. 연구 도구
1)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
중환자실 퇴원환자 코호트 연구에서는 사례보고양식(case report form, CRF)을 이용하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을 수집하였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으로는 성별, 나이, 교육수준, 직업, 종교, 동거가족, 월소득, 음주력, 흡연력을 조사하였다.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은 계획된 중환자실 입원 여부, 동반질환(functional comorbidity index, FCI) 갯수, 중환자실 입원 이유, 중환자실 종류, 입원경로, 인공호흡기 치료 여부, 수술 여부, 신체보호대 적용 여부, 섬망 발생 여부, 중환자실 입원일수, 총 병원 입원일수, 퇴원 장소를 조사하였다.
2) 불안과 우울
불안과 우울은 Zigmond와 Snaith (1983)이 개발한 Hospital Anxiety-Depression Scale (HADS)의 한국어판인 병원 불안-우울 척도 도구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도구 사용을 위해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GL Assessment사로부터 한국어판 도구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HADS는 총 14문항으로 불안을 평가하는 7문항과 우울을 평가하는 7문항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문항에 대하여 0–3점의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과 우울이 높음을 의미하며, 총점 0∼7점은 정상, 8∼10점은 경한 불안 또는 우울, 11점 이상은 심한 불안 또는 우울로 정의한다. 선행연구(Kim & Kang, 2016)에서 보고한 도구의 신뢰도 Cronbach's α=.82(불안)와 .78(우울)이었고, 본 연구에서 분석한 신뢰도 Cronbach's α=.85(불안)와 .81(우울)이었다.
3)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PTSD는 Foa, Cashman, Jaycox와 Perry (1997)가 개발한 Posttraumatic Diagnostic Scale (PDS)를 Nam, Kwon과 Kwon (2010)이 한국어로 타당화한 PDS-Korean (PDS-K)로 측정하였다. 도구 사용 전 원저자와 한국어판 저자의 허락을 받았다. PDS-K는 총 17개의 PTSD 증상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에 대하여 4점 Likert 척도로 응답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PTSD가 높은 것이다. 총점 10점 이하는 ‘정상군’, 11∼20점은 ‘위험군’, 21점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구분한다. PDS-K의 신뢰도는 Nam 등(2010)의 연구에서 Cronbach's α=.90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Cronbach's α=.85이었다.
4. 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의 일차 연구인 중환자실 퇴원 환자 코호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대상자는 B시 4개 대학병원 12개 중환자실에서 공고문 게시와 안내문 배포를 통하여 공개로 모집하였다. 일반 병동으로 전동 예정인 환자가 참여 의사를 밝히는 경우 연구원이 1주 이내에 전동한 병실을 방문하여 1차 조사를 실시하였다. 환자가 선정·제외 기준을 만족하면 서면동의를 받았고, 전자의무기록과 면담내용을 바탕으로 인구 사회학적 특성과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이 포함된 CRF를 작성하였다. 중환자실 퇴원 후 첫 3개월의 경과가 가장 중요하다는 선행연구들(Iwashyna, 2012; Myhren et al., 2010)에 근거하여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 3개월(±2주) 시점에서 정신건강이 포함된 2차 조사를 실시하였다. 2차 조사는 병원 외래 휴게실 등을 포함하여 대상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대면으로 실시하였으며, 대상자가 원할 경우 전화로 면담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4월까지 1차와 2차 조사를 모두 완료한 311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5. 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26.0 program 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1) 대상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은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등의 기술통계로 제시하였다.
2) 대상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 중환자 치료관련 특성에 따른 불안, 우울, PTSD의 차이는 χ2 test로 분석하였다.
3) 대상자의 불안, 우울, PTSD의 위험요인을 파악하기 위하여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이차분석 연구는 D 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로부터 심의면제를 받았다(#2-1040709-AB-N-01-202004-BR-007-02). 일차 연구인 중환자실 퇴원 환자 코호트 연구는 주관기관(#2-1040709-AB-N-01-201904-HR-021-06)과 4개 대학병원의 IRB 승인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모든 자료는 개인정보가 제거된 상태로 분석하였고, 연구결과 발표 후 삭제할 것이다.
III. 연구 결과
1.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
본 연구의 대상자는 총 311명이었고 남자가 62.1%로 더 많았다. 평균 연령은 59.17±13.42세였으며 67.2%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교육을 받았다. 직업이 없는 대상자가 54.0%였고, 종교가 없는 경우는 52.7%였다. 대상자 중 87.8%는 가족과 동거하고 있었고, 가계 월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는 66.9%였다. 음주를 한다고 응답한 대상자가 61.6%였고, 66.8%는 흡연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중환자실 치료관련 특성 중 계획된 중환자실 입원인 경우가 81.7%였고,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인 경우는 57.6%였다. 중환자실 입원 이유는 수술 후 관리가 32.5%로 가장 많았으며, 중환자실 종류는 외과계 중환자실이 47.3%로 가장 많았다. 중환자실 입원 경로는 응급실 경유가 49.2%로 가장 많았다. 20.9%의 대상자가 중환자실 입원 중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으며, 58.5%가 수술을 하였고, 24.8%는 신체적 억제대를 적용했었고, 14.5%는 섬망을 경험하였다. 대상자들의 평균 중환자실 입원 기간은 4.02±4.70일이었고, 총 병원 입원 기간은 17.65±14.79일이었다. 퇴원장소가 가정인 경우 87.5%였으며, 12.5%는 요양병원이나 재활병원과 같은 장기요양시설로 퇴원하였다(Table 1).
2.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 상태
본 연구 대상자의 중환자실 퇴원 후 3개월 시점에서 측정한 불안, 우울, PTSD는 Table2와 같다. 불안의 경우 정상 74.3%, 경한 불안 16.4%, 심한 불안 9.3%로, 25.7%의 대상자들이 경증 이상의 불안을 경험하고 있었다. 우울은 정상 82.6%, 경한 우울 10.6%, 심한 우울 6.8%로, 17.4%의 대상자들이 경증 이상의 우울을 경험하고 있었다. PTSD는 정상군 82.0%, 위험군 15.7%, 고위험군 2.3%로 18.0%의 대상자들이 PTSD 위험군 이상에 해당하였다.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불안, 우울, PTSD가 단독으로 있는 경우는 각각 9.7%, 1.9%, 7.7%였다. 불안과 우울이 동시에 있는 환자는 6.7%, 우울과 PTSD가 동시에 있는 환자는 1.1%, 불안과 PTSD가 동시에 있는 환자는 1.6%였다. 대상자의 7.7%는 불안, 우울, PTSD 세 가지 모두를 경험하고 있었다(Figure 1).
3. 대상자의 특성에 따른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차이
중환자실 퇴원 3개월 후 불안은 대상자의 나이, 음주,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 동반질환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60세 이상의 불안 유병률은 31.0%로 60세 미만의 19.3%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χ2=5.52, p=.019). 음주하는 대상자의 불안 유병률은 38.5%로 음주하지 않는 대상자의 17.3%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10.59, p=.001).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을 한 대상자의 불안 유병률은 36.8%로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 환자의 23.2%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χ2=4.52, p= .034).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인 대상자의 불안 유병률은 30.2%로 동반질환이 없는 대상자의 19.7%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4.36, p=.037).
중환자실 퇴원 3개월 후 우울은 직업,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 병원 입원 기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직업이 없는 대상자의 우울 유병률은 28.6%로 직업이 있는 대상자의 유병률 15.4%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 7.70, p=.006).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을 한 대상자의 우울 유병률은 35.1%로 계획적 입원을 한 대상자의 유병률 19.7%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6.33, p=.012). 총 병원 입원기간이 14일 이상인 대상자의 우울 유병률은 28.3%로 14일 미만인 대상자의 유병률 16.4%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6.26, p=.012).
중환자실 퇴원 3개월 후 PTSD는 성별, 동반질환, 중환자실 종류, 섬망, 퇴원장소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여자의 PTSD 유병률은 23.7%로 남자의 유병률 14.5%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4.22, p=.040).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인 대상자의 PTSD 유병률은 21.8%로 동반질환이 없는 대상자의 유병률 12.9%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4.08, p=.043). 중환자실 종류에 따라서 PTSD 유병률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는데 외상중환자실이 42.1%로 가장 높았고, 외과계 중환자실이 10.2%로 가장 낮았다(χ2=19.87, p=.001). 섬망이 있었던 대상자의 PTSD 유병률은 33.3%로, 섬망이 없었던 대상자의 유병률 15.4%에 비하여 유의하게 높았다(χ2= 8.37, p=.004). 퇴원장소가 장기요양시설인 대상자의 PTSD 유병률은 30.8%로 가정으로 퇴원한 대상자의 유병률 16.2% 보다 유의하게 높았다(χ2=4.92, p=.027) (Table 3).
4. 중환자실 퇴원 후 불안, 우울,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위험요인
중환자실 퇴원 후 불안의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하여 단변량 분석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던 나이, 음주,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 동반질환을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불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 변수는 없었다.
중환자실 퇴원 후 우울의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하여 단변량 분석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던 직업,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 병원 입원기간을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직업과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이 우울의 유의한 위험요인이었다. 즉, 직업이 있는 대상자보다 직업이 없는 대상자의 우울 위험이 1.99배 높았다(OR=1.99, 95% CI=1.05∼3.75, p=.033). 계획적 중환자실 입원 대상자에 비하여 비계획적 입원을 했던 대상자의 우울 위험이 2.28배 높았다(OR=2.28, 95% CI=1.16∼4.48, p=.017).
중환자실 퇴원 후 PTSD의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하여 단변량 분석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던 성별, 동반질환, 중환자실 종류, 섬망, 퇴원장소를 독립변수로 투입하여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성별, 동반질환, 중환자실 종류, 섬망이 PTSD의 유의한 위험요인이었다. 여성의 경우 PTSD 위험이 남성보다 2.34배 높았고(OR=2.34, 95% CI=1.24∼4.43, p=.009), 동반질환이 한 개 이상인 경우 PTSD 위험이 2.88배 높았다(OR=2.88, 95% CI=1.40∼5.93, p=.004). PTSD 위험은 외과계 중환자실에 비하여 외상중환자실은 7.31배(OR=7.31, 95% CI=2.04∼26.21, p=.002), 내과계 중환자실이 3.72배(OR=3.72, 95% CI=1.44∼9.61, p=.007), 신경계 중환자실은 2.95배(OR=2.95, 95% CI=1.19∼7.30, p=.019) 높았다. 중환자실 입원 동안 섬망을 경험했던 대상자의 PTSD 위험은 섬망이 없었던 환자에 비하여 2.89배 높았다(OR=2.89, 95% CI=1.30∼6.43, p=.009) (Table 4).
IV. 논 의
본 연구는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불안, 우울, PTSD 의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파악하여 그들의 정신건강 현황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연구 결과 중환자실 퇴원 3개월 시점에서 경증 이상의 불안과 우울, 중등도 위험 이상의 PTSD 유병률은 각각 25.7%, 17.4%, 18.0%였고, 전체 대상자의 9.4%는 2가지 정신건강 문제를, 7.7%는 3가지 문제를 모두 경험하고 있었다.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불안의 경우 유의한 위험이 없었고, 우울은 무직과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이, PTSD는 여성, 동반질환, 중환자실 종류, 섬망이 위험요인이었다.
본 연구 대상자의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은 국외 연구(Castillo et al., 2016)에서 보고한 중환자실 퇴원 후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 22∼28%와 유사하다. 그러나 국내 일반 성인의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이 각각 9.1%, 4.8%, 1.5%인 것(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2016)에 비교하면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Kang 등(2020)이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한 국내 중환자실 환자의 퇴원 이후 새로 진단받은 우울증 발생률은 18.5%로 본 연구 대상자의 우울증 유병률 17.4%와 유사하다. 본 연구에서 유병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대상자 선정 시 이미 중환자실 입원 이전에 우울증을 진단받은 환자를 제외하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퇴원 이후 새롭게 발생한 우울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중환자실 생존자들의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은 질병의 중증도 및 퇴원 후 경과기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영국의 26개 중환자실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Intensive care outcomes network (ICON) 연구에서 보고한 중환자실 퇴원 3개월 후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은 각각 46%, 40%, 22% (Hatch et al., 2018)로 본 연구 결과보다 높았다. 이 연구의 대상자들은 중환자실에서 Level 3 (다기관 장애를 동반한 복잡한 임상 사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었다. 반면 본 연구의 대상자 중 약 절반은 동반질환(FCI)이 0개인 경증 환자들이었다. 반면 포르투갈에서에서 실시된 코호트 연구(Pereira et al., 2018)에서는 일반적인 중환자실 환자집단의 퇴원 6개월 후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을 각각 24%, 16%, 16%로 보고하였다. 중환자실 퇴원 초기에는 정신건강 문제가 빠르게 회복되지만 3개월 이후부터는 급격한 변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Myhren et al., 2010), Pereira 등(2018)의 결과는 본 연구의 유병률과 유사하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중환자실 치료 후 회복 경로에 의한 여러 이론들에 의하면, 환자들은 퇴원 3∼6개월 이내에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건강상태가 가장 저하되고 이후 1년 동안 서서히 회복되지만 입원 전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문다(Iwashyna, 2012). 이 시기 동안 정신건강을 포함한 기능상태가 회복되지 못한 대상자의 대부분은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게 된다(Myhren et al., 2010). 따라서 중환자실 퇴원 후 3∼6개월 이내에 정신건강 상태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은 적절한 중재나 치료를 제공함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 결과 무직,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은 퇴원 후 우울의 위험요인이었다. 무직과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이 퇴원 후 우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라는 것은 선행연구들(Kang et al., 2020; Lee et al., 2020)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직업이 있으면 사회적 활동이 증가하므로 우울을 덜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중환자실 퇴원환자는 정신건강 문제 뿐 아니라 신체적, 인지적 기능이 저하되므로(Needham et al., 2012), 직장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직장복귀를 도와주거나 혹은 사회참여를 증진시키는 중재 프로그램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은 환자의 중증도가 높아 갑작스럽게 입원하게 된 것을 의미할 수 있다. Lee 등(2020)의 체계적 고찰에 의하면 비계획적 입원과 우울의 관계를 보고한 선행논문들이 있었으나 연구 수의 부족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하지 못하였고, 질병의 중증도의 경우 효과크기를 산정하였으나 유의하지 않았다. 추후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과 퇴원 후 우울 발생 간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여성, 동반질환, 비 외과계 중환자실 입원, 섬망은 중환자실 퇴원환자의 PTSD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이었다. 본 연구 결과와는 달리 중환자실 퇴원환자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체계적 고찰(Lee et al., 2020)에서는 PTSD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으로 과거 정신건강 문제, 부정적인 중환자실 경험, 질병의 중증도를 보고하였다. Rattray 등(2004)의 연구에서는 중환자실 생존자의 정신건강 문제의 주 예측인자로 중환자실에서의 부정적인 경험을 들었다. 이들 선행연구와 본 연구는 연구 설계, 도구 등에서 차이가 있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섬망을 부정적인 경험으로 간주한다면 PTSD의 위험요인으로 부정적인 중환자실 경험을 보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환자실 입원 동안 환자들은 고립감, 통제감 상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같은 부정적인 정서들을 경험한다(Kang & Jeong, 2018). 중환자실에서의 충격적 상황, 왜곡된 기억, 주변에 대한 인식 부족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은 환자들이 퇴원 후 일상생활로 복귀했을 때 PTSD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Kiekkas, Theodorakopoulou, Spyratos, & Baltopoulos, 2010; Rattray et al., 2004). 따라서 중환자실에서의 부정적인 환자경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PTSD 위험요인 중 섬망은 간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또 일정 부분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 중환자실 입원으로 인하여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된 정신적, 신체적, 인지적 기능장애를 의미하는 집중치료 후 증후군의 주 위험요인에는 여성, 부정적인 중환자실 경험과 함께 섬망이 포함된다(Lee et al., 2020). 미국 중환자의학회(Society of Critical Care Medicine)가 제시한 2018 pain, agitation/sedation, delirium, immobility, and sleep disruption (PADIS) guideline에 의하면 Confusion Assessment Method for the Intensive Care Unit (CAM-ICU)와 같은 선별도구의 사용이 섬망의 조기발견과 중재에 도움이 된다. 또한 수면, 시각, 청각, 운동 향상에 주력하는 다요인적 비약물요법과 Awakening and breathing coordination, delirium monitoring/management and early exercise/ mobility (ABCDE) 번들의 적용이 섬망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Pisani, Devlin, & Skrobik, 2019). 중환자실에서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섬망의 평가 및 예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중환자실 간호사가 섬망에 관한 최신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중환자실 환자의 장기적 결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의의는 국내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자료를 활용하여 중환자실 퇴원환자의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을 제시하고 위험요인을 고찰하였다는 데 있다. 정신건강 문제는 신체적 측면에 집중되어 있는 중환자 치료와 재활의 특성상 간과되기 쉬운 영역이다. 그러나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는 불량한 예후, 신체적 및 기능적 장애 악화, 높은 의료비용, 삶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다(Katon, 2003). 중환자실 퇴원 환자들의 빠른 사회복귀와 건강관련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퇴원 중환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 발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첫째, 이미 수집된 코호트 자료를 이차적으로 분석하였기 때문에 위험요인 변수를 충분히 조사하지 못하였다. 예를 들어 음주나 흡연의 경우 기간, 양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였고, 섬망 역시 간호기록 상의 섬망 발생 여부만을 수집했을 뿐 섬망의 진단방법, 기간, 치료에 관한 자료는 이용할 수 없었다. 둘째, 본 연구에서 충분한 타당도와 신뢰도가 보고된 불안, 우울, PTSD 측정도구들을 사용하기는 하였지만, 자가보고 설문이므로 실제 정신건강 문제의 유병률과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본 연구에서 다기관 코호트 자료를 분석하였지만 전국적 코호트가 아닌 B시 4개 대학병원 12개 중환자실에서 퇴원환자들의 자료이었다. 또한 퇴원 3개월 차 자료만을 분석하였으므로 연구 결과를 확대 적용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자료를 이용하여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중환자실 퇴원 3개월 차 환자의 불안, 우울, PTSD 유병률은 각각 25.7%, 17.4%, 18.0%였고, 이 3가지를 문제를 모두 경험하는 퇴원환자는 7.7%였다. 무직과 비계획적 중환자실 입원은 우울의 위험요인이었고, 여성, 동반질환, 중환자실 종류, 섬망은 PTSD의 위험요인이었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퇴원 후 정신건강 문제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주의 깊게 모니터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섬망의 발견과 관리에 관한 최신 국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첫째, 지역과 규모를 확대하여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 및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한 반복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다양한 측정시점과 측정 방법으로 중환자실 퇴원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구체적 위험요인을 규명하기 위해 질병종류와 중증도의 범위를 구분하는 한편 위험요인을 조사범위를 확장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중환자실 퇴원 후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중환자실 입원 치료 단계에서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중재의 개발을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