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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Crit Care Nurs > Volume 18(3); 2025 > Article
법률적 관점에서 본 전문간호사 제도의 발전 방향

[약력]

(전) 서울대병원 외과중환자실 간호사
(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조사관 및 심사관

[Invited Speaker Biography]

∙ Former SICU at Seoul Nationla University Hospital
∙ Former Investigator and Reviewer at the Korea Medical Dispute Mediation and Arbitration Agency

존경하는 한국중환자간호학회 회원 여러분,

저는 서울대병원 외과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뒤 법률가의 길을 걸어온 오지은 변호사입니다. 임상에서 환자를 돌보던 경험과 현재 의료법 전문 변호사로서의 시각을 바탕으로, 간호법과 진료지원업무가 간호사의 전문성에 갖는 의미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1. 간호법 제정 – 간호 전문성의 제도적 기반

간호법은 단순히 간호사의 권익 보호에 그치지 않고, 환자 안전과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현행 의료법은 간호사의 확대된 역할과 전문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모호한 업무 지시와 불명확한 책임 구조 속에서 간호사가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2025년 6월 21일부터 시행 중인 간호법 제12조 제2항에서는 “병원급 의료기관 중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관에서 환자의 진료 및 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이 있은 후에 의사의 일반적 지도와 위임에 근거하여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범위를 법률상 규정한 첫 사례로, 향후 분쟁 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간호사의 업무범위 또는 의료현장에서의 업무범위와 무면허의료행위의 판단기준이 문제 된 사건들이 많았고 그에 대하여 사법부의 판결 등이 많았는데, 간호법의 진료지원업무 관련 조항은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판결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현장에서 간호사들은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 법적으로 본인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인지, 그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과 과정, 의사의 판단 및 지도 위임의 근거 등을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4년 12월 12일 선고된, 종양전문간호사의 골수검사 관련 판례에서 보면 사법부는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그리고 해당분야인 종양전문간호사의 전문성에 관하여 차등화하고 그 역량 및 법적인 부분에 관한 차이를 명확히 설시한 바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간호사들의 역량계발, 나아가 전문성을 갖추고 그에 대한 국가자격을 갖추는 것이 개인의 전문성을 고취하는 것에서 나아가 각 현장에서의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환자실과 같은 고위험·고난이도 영역에서는 전문간호사 제도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임상현장에서는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경우, 이는 비단 간호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간호사에 대한 업무를 지시하고, 이를 지도 및 위임한 의료기관 내지 의사에 관한 법적인 책임까지도 종합적으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따라서, 간호사의 전문성은 지금 이순간부터 앞으로는 더욱 더 중요해 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간호 서비스 질 향상에 핵심적인 법적·제도적 기반이 될 것입니다.

2. 진료지원업무 세부목록 – 새로운 시작점과 법적 쟁점

보건복지부는 2025년 처음으로 ‘진료지원업무 세부목록’ 고시를 통해 그간 불명확했던 간호사의 업무 중 일부를 제도화했습니다. 여기에는 기존 의료법 체제 하에서는 간호사의 업무가 아니거나 혹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음지에서만 간호사 등을 통해 그림자 노동의 형태로 지시했던 업무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다양한 업무가 포함되고 앞으로도 제개정 등의 절차를 거치는 경우에는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목록이 모든 법적 책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3도10286 판결(종양전문간호사의 골수천자 사건)은, 의사의 지도·감독 하에,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전문성과 숙련도가 갖춰진 경우, 간호사의 해당 행위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만, 이러한 골수천자의 경우라도 예외적으로 의사가 직접 행해야 하는 상황에 관하여 대법원이 명확히 설시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위 보건복지부 고시에는 단순히 ‘골수천자’라고 하고 이를 간호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부분들이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이전에 있었던 판결만을 근거로 다시 무죄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그런 사건들이 사건화 되거나 사법부 판단을 받게되는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환자에게 악결과가 발생했는지 여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어떠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혹은 각 부처의 해설서에 명시되어 있더라도 이를 준수한 것만으로 법적인 책임이 당연히 면해지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에서 사법부는 법령을 준수하였는지 등을 따져 구체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을 양지해야 합니다.
종양전문간호사의 골수천자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환자의 상태, 의료기관 환경, 간호사의 숙련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법 여부를 판단하였고, 특히 그 중에서 제일 우선시 되는 것은 환자의 상태라는 점을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하는 것도, 그 상태에 따라 수준높은 간호행위를 하는 것도 모두 간호사의 전문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간호사의 전문성 제고는 이제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간호법 상 진료지원업무 목록에 포함되었다 해도, 법원은 개별 사건에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진단·치료행위로 볼 가능성이 있음을 유의하여, 사법부와 판례의 입장을 이해하고 반영함으로써, 진료지원업무를 대함에 있어 이를 단순한 나열식 규정이 아니라, 수행 주체의 전문 역량, 사전·사후 의사와의 협의 구조, 환자 안전 확보 절차에 관한 부분들이 모두 함께 제도 설계에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고위험・고난이도의 처치가 이루어지는 환경에서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표준화된 고급 교육과 훈련을 이수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교과서적인 지향점을 두고 이상적인 것만 좇는 것보다는 각 의료기관에서, 각 의료기관의 환자들의 중증도와 업무수행환경, 제일 중요한 간호사의 숙련도와 전문성에 대하여 고려한 제도와 지침 설계라 할 것입니다. 이상적인 지침이 있더라도 이를 지킬 수 없는 현실로 인해 이미 존재하는 지침이나 규정이 무용지물이 되어서는 환자안전을 담보할 수 없고, 오히려 법적으로 환자안전에의 위험성을 알고도 방치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3. 간호 전문성 강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과제

간호법 시행과 진료지원업무 제도화는 간호계의 큰 진전이지만, 다음과 같은 구체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1) 전문간호사 중심 권한 체계 확립

진료지원업무는 교육·경험·자격에 따라 단계적으로 권한을 부여하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전문간호사는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업무를 주도적으로 담당할 수 있도록 법률과 하위 규정에서 권한을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2) 법적 책임 범위의 명확화

의사 지시-간호사 수행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형사상 책임의 분리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진료지원업무 수행 중 예기치 않은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 의사와 간호사의 책임에 있어서 어떻게 논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의사가 여러 간호사에게 지시를 하는 경우 간호사의 전문성과 역량이 다른 경우의 법적 책임에 관해서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등이 그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법원은 의사가 지시를 함에 있어 그 지시를

3) 지속적 교육·훈련 제도화

중환자실 업무는 각 의료기관에서도 가장 최신의 의료기술과 이를 다루는 간호사의 숙련도를 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호사에 대한 법정 보수교육은 물론 각 의료기관에서 각 간호사들에 대한 시뮬레이션 기반 훈련 등을 통해 역량을 유지·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교육에 관한 부분들은 향후 법적 분쟁에서 “충분한 교육·숙련을 받은 자”라는 증거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을 하고 업무를 지시 및 위임하는 의료기관과 의사의 입장은 물론 각 간호사 개인들에 있어서도 업무수행 당시의 임상수준에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4) 타 직역과의 협력 기반 구축

간호법의 목적은 ‘모든 국민’에 대하여 ‘간호사등이 종사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수준 높은 간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도모하여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해야 합니다(간호법 제1조).
그런데 이러한 간호현장에서는 간호사 혼자만 일하는 것이 아니고, 간호법 제2조 4호에서도 ‘간호사,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를 합쳐 ‘간호사등’으로 통칭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간호현장에 관하여 필요한 부분을 규정하고 각 현장에서의 간호사 업무가 원활히 수행됨으로써 간호법의 궁극적 목적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타 의료지역과의 무조건적인 경쟁이 아니라 협업 구조 강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간호법 제정 및 시행과정에서 간호계는 이미 타직역 뿐만 아니라 의료소비자들인 국민들에 대한 이해와 설득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한 바 있습니다. 법은 한 번 만들어졌다고 영원한 것이 아니라 사회발전에 따라, 그 법을 지키는 사람들의 요구 등에 따라 계속 개정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잊지말고, 이를 위한 법적·제도적 조정 장치가 마련에 힘쓰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국민의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서 우선적으로 타직역과의 협력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4. 맺음말

간호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전문직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전문직으로서의 경험이 이제는 법조인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저 개인적으로도 매우 자랑스러운 자산이 되어 저를 지탱해 주고 있음도 고백해 봅니다.
간호법과 진료지원업무의 제도화는 간호사가 보다 안전하고 당당하게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저는 간호사 출신 변호사로서, 법이 간호 현장의 현실을 충실히 반영하고 환자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계속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한국중환자간호학회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간호 전문성 확립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ditorial Office
Department of Nursing, Chung-Ang University, 84 Heukseok-ro, Dongjak-gu, Seoul, Republic of Korea, 06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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