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논 의
본 연구는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 정도를 파악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중재 프로그램 개발과 정책 마련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시도되었다.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 특성은 성별, 결혼 유무, 건강 상태, 부서 만족도였다. 여성이 남성보다 소진 수준이 높았는데 이는 선행연구[
9]와 일치하였다. 결혼상태에서는 기혼자의 소진 정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의 연구 결과[
20]와 동일하였다. 기혼자들이 가족으로부터 지지를 받음으로써 소진 정도가 미혼자에 비해 낮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13]를 뒷받침한다. 이는 미혼인 여성 간호사들이 소진에 취약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간호사의 소진 예방, 관리 프로그램 개발 시 특히 미혼인 여성 간호사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중환자실[
12]과 종합병원[
23]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부서 만족도가 낮을수록 소진이 높게 나타났다. 간호사의 소진을 감소시키기 위해, 건강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부서 만족도를 향상할 수 있는 전략 모색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대상자의 소진은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빈도와 충격 정도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응급실 간호사[
16]가 경험한 가장 흔한 외상 사건 빈도 및 충격 정도를 분석한 결과 자살 관련 손상 또는 사망이 3번째로 많았으며 외상 사건 경험을 많이 경험한 간호사일수록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 수준이 높음을 나타냈다. 이는 자살 시도 환자 간호 경험이 간호사의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높일 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 능력 감소와 소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응급실 간호사만을 대상으로 한 국외 연구[
16]와 달리 본 연구에서는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부서 및 업무 특성에 따라 연구 결과에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경험이 있는 다양한 부서에서 지속적인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대상자의 소진은 평균 26.69±5.01점(50점 만점)이었다.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8]는 평균 28.27±4.28점, 중환자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9]에서는 평균 30.15±4.32점으로 본 연구 결과가 더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국내 의료기관의 규모에 따른 중환자실과 응급실의 환자 중증도 차이, 병원의 특성, 간호 업무 환경 차이 등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선행연구[
9]에 따르면 현재 근무 부서 만족도가 높을수록 소진은 유의하게 낮았다. 본 연구는 일반적 특성의 근무 부서 만족도에서 보통 이상이 91.6%로 매우 높았으며 이는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부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간호사가 개인의 소속감 및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조직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소진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공감 만족에 대한 평균은 32.95±5.50점(50점 만점)이었다.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8]에서 평균 32.12±5.45점으로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고, 정신과 병동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24]에서는 평균이 34.58점으로 본 연구 결과가 더 낮았다. 이러한 결과는 정신과 병동 간호사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보다 정신건강 관리에 대해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있으며[
24] 자살 시도 환자 간호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긍정적인 만족감을 증가시켜 공감 만족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문직 종사자는 남을 도와줌으로써 만족감을 얻으며[
10] 높은 수준의 공감 만족은 환자를 돌봄으로써 나타나는 부정적인 영향들을 감소시킨다[
10,
12]. 따라서 공감 만족을 높이는 것은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보호 요인이므로[
10]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을 강화하기 위한 중재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에 대한 평균은 28.40±5.20점(50점 만점)이었다. 중환자실 간호사[
9],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
8]으로 한 연구는 본 연구 결과와 유사했으며 임상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25]에서는 평균 24.84 ±5.36점으로 본 연구 결과가 더 높았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들은 자살 시도 환자의 개인적인 비극을 목격하고 환자의 죽음을 자주 경험하였으며[
4] 이차 외상성 사건에 노출되는 빈도 증가[
16]로 임상 간호사들보다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대상자들을 돌봄에 있어서 발생할 수 있는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실행되어야 하며 간호사 스스로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련 요인을 파악하고 중재가 가능하도록 기관 내에서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감정노동에 대한 평균은 3.61±0.40점(5점 만점)으로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종합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22]에서 3.65점, 간호간병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
26]에서 3.66점으로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였다. 최근 의료환경의 변화에 따라 대부분의 병원은 양질의 간호를 제공하기 위해 간호사에게 높은 강도의 친절 교육과 적절한 행동 규칙을 준수하는 지에 대한 감독[
27]을 하고 있으며 이는 간호사의 감정노동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따라서 환자와 대면하는 간호사의 높은 감정노동에 대해 개인적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경험에 근거하여 효과적인 대응지침과 감정노동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살 시도 환자는 대부분 치료에 비협조적이며 그들의 스트레스와 불만을 간호사에게 풀면서 간호사들은 무조건 수용해야하는 과정[
15]에서 높은 감정노동을 받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향후 다양한 환경의 병원특성 및 간호부서별 직무특성에 따른 반복 연구가 필요하며 감정노동 접근방법을 고려하여 이를 경감시킬 수 있는 대처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상관관계 분석에서 대상자의 소진은 공감 만족과 음의 상관관계를,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공감 만족이 높을수록 소진이 낮아지며,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소진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
10,
24,
25]에서 소진과 공감 만족이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본 연구의 결과와 일치하였다. 이를 종합해 보면 간호사의 낮은 수준의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 높은 수준의 공감 만족은 낮은 수준의 소진과 상호 관련된 요인들임을 알 수 있다.
대상자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일반적 특성에서 소진과 유의한 차이가 있는 변수와 상관관계가 있는 주요 독립변수들을 투입하여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주요 영향 요인은 공감 만족,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였다. 소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공감 만족이었고 공감 만족이 높을수록 소진이 낮아졌으며 이는 선행 연구[
8,
10]를 지지하였다.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며 높은 지식, 기술이 필요하고 감정적 소모를 일으킨다[
28]. 자살 시도 환자 간호 시 간호사는 전문적인 지식과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공감적으로 환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이러한 상황을 다루는데 유능[
6]해 진다면 긍정적인 감정이 증가하고 공감 만족을 높여 간호사의 소진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므로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들의 공감 만족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간호의 질 상승 및 간호사의 소진 감소에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 또한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간호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자살 시도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환자의 슬픔, 걱정, 불안,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6]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는 직업 특성상 자살 시도 환자의 손상 및 사망을 자주 접한다[
16]. 이로 인해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소진 또한 높아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살 시도 환자의 증가[
2]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가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하는 일이 많아지므로 간호사의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낮추고 소진을 감소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감정노동은 소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어 감정노동이 소진에 영향을 주었다는 선행연구[
13,
14]와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병원의 내부 환경과 중증도 및 부서 특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향후에는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감정노동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 영향 요인을 규명하였고, 특히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에 주목한 국내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에 공감 만족,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연구결과는 자살 시도 환자 간호 시 간호사의 소진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 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 154명을 대상으로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한 연구이다. 본 연구 결과,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공감 만족,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을 예방, 관리할 수 있도록 간호사의 공감 만족을 향상하고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상의 결과를 근거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첫째, 본 연구는 일개 도시의 2개 상급종합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제한이 있으므로 다양한 지역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공감 만족,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이므로 공감 만족을 높이고 이차 외상성 스트레스는 감소시킬 수 있는 중재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를 통해 밝혀진 자살 시도 환자를 간호한 중환자실과 응급실 간호사의 소진 영향 요인 외에 다양한 변수에 대한 연구를 시도해 볼 것을 제언한다. 넷째, 개념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측정 도구의 선택이 중요하나 본 연구에서는 일 도구의 하위영역 세 가지를 연구 변수로 선정하였기에, 측정 도구의 타당성 및 개념과 측정의 논리성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추후 연구에서는 개별 변수를 측정하는 독립적인 도구로 대체하여, 개념 간 관련성이 측정 수준에서도 관련되는지 탐색이 필요하다.